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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일수록 좋은건 지식

봄의 시작, 입춘에 관한 풍속들

 

봄의 새싹이 올라오고있다
출처-pixabay

 

새봄을 알리는 올해의 첫 번째 절기가 찾아온다. 오늘이 바로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다. 첫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는 풍속들이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아주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입춘의 풍속들을 알아보았다.

 

 

2022년의 입춘

2022년의 입춘 날짜는 양력으로 2월 4일이다. 절기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데 올해는 2월 4일이다. 입춘 시간은 태양의 황경이 315도가 되는 시간으로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데 2022년에는 2월 4일 18시 03분이다. 한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입춘첩을 입춘이 드는 시간에 붙이면 좋다는 속설 때문에 입춘 시간은 중요하게 여겨진다. 

 

 

입춘날 풍속
  • 입춘첩 붙이기 :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입춘날의 대표적인 풍습은 '입춘첩 붙이기'가 있다. 입춘첩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이자 봄을 맞이 하는 입춘날, 좋은 문구를 종이에 써서 각 집의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것을 말하는데 '입춘축', '입춘방', '춘첩', '춘련', '문대', '춘방', '춘첩'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본래 설날에 문신들이 지어 올린 신년 축시 중 잘된 것을 골라 대궐의 기둥과 난간에 써 붙이던 풍습에서 붙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일반 민가에까지 퍼지면서 새봄을 축하하는 풍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입춘첩은 주로 구조가 같은 두 글귀로 이루어진 문장을 사용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문구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 : 입춘을 맞이하여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 이 있다. 이외에도 "국태민안 가급인족 :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평안하니 집집마다 넉넉하다.","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 :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오고 땅을 쓸면 황금이 생긴다." 등의 문구도 많이 사용된다. 
  • 입춘 하례 : 입춘에는 다양한 '입춘 하례'의 풍습이 있었다. 국가에서는 국왕이 직접 경작 시범을 보이며 일 년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농경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었는데 민가에서는 다가올 농사 시즌을 대비해 집안 청소, 농기구 손질, 두엄 만들기 등을 하며 한 해 농사를 대비했다. 한편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입춘에 왕이 신하들에게 '춘번자'를 주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입춘날 백관이 대전에 가서 입춘절을 축하하면 임금이 신하들에게 춘번 자를 주고 이날 하루 관리에게 휴가를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목우희(목우) : 입춘은 새해에 드는 첫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한 행사가 많다. '목우희' 풍습도 그중 하나다. 목우희란 흙이나 나무로 만든 소를 길거리에 세워두거나 나무로 만든 소를 관청으로부터 민가의 마을까지 끌고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소는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농가의 큰 재산이자 노동력이기 때문에 이런 풍습은 겨울의 추운 기운을 내보냄과 동시에 다가오는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나무로 빚은 소를 성문 밖에 세워 둠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농사 시기가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 보리뿌리점 보기 : 입춘에 보리 뿌리의 성장 상황을 보아 보리 수확을 미리 점치는 '보리뿌리점'을 보기도 했다.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가닥이면 그 해 보리농사가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한다. 보리점은 지역에 따라 뿌리의 개수나 길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풍흉을 예측했다. 한편 입춘날의 날씨로도 미래를 예측하기도 했는데 입춘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 해 풍년이 들고 병이 없으며 생활이 안정된다고 믿었다. 반면 이날 눈이나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입춘날 눈보라가 치는 등 날씨가 나빠지는 것을 '입춘치'라고 하는데 입춘치가 있는 해는 농사에 좋지 않다고 여겼다. 
  • 입춘 음식 먹기 : 마지막으로 입춘에는 '입춘 절식'이라고 하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는 보낸다. 궁중에서는 오신반을 만들어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는데 오신반은 겨자와 함께 무치는 생채 요리로 움파, 산갓, 당귀 싹, 미나리 싹, 무 싹 등 시고 매운 다섯 가지 생채 음식을 말한다. 이 음식을 먹음으로써 겨울을 지내는 동안 결핍되었던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었다. 민간에서는 이것을 본떠 입춘날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다가 무쳐 먹는 것을 즐겼다. 이 외에 함경도 지역에서는 명태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입춘과 관련한 속담

입춘은 봄이 시작되는 절기이기도 하지만 추운 날씨와 관련한 여러 속담들이 있다. "입춘에 오줌독(장독, 김칫독) 깨진다.",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 등 봄을 기대하는 입춘 무렵에 오는 큰 추위를 보고 생긴 속담들이며 "입춘 거꾸로 붙였나."라는 재미있는 이 속담은 따뜻한 봄이 온다는 입춘이 지나서도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를 보고 하는 우스갯 속담으로 입춘에 붙인 입춘축을 거꾸로 붙인 것이 아니냐는 농담스러운 속담이다. 

 

 

오늘은 입춘에 관련한 포스트를 만들었는데 입춘이 당장 오늘이라고 하기엔 아직은 너무 추워서 실감이 나지는 않는 것 같다. 봄이 시작되는 입춘과 함께 추위가 잦아지고 따뜻한 봄날이 어서 빨리 오길 바라면서 모두 입춘대길 건양다경 하면 좋겠다.